“IT 인력난인데… 클라우드 쓰지 않을 이유가 없어’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남자한테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한 때 유행했던 건강식품 광고다. 당시 광고에 출연한 회사 대표는 참 좋은 제품을 소개한다면서도 ‘도대체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사람들이 잘 이해할까’라는 난감한 표정으로 큰 반향을 이끌었다. 맞다. 간혹 우리는 당연하게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릴 때 오히려 어려움을 느낀다. 왜? 말 그대로 당연하기 때문이다.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기반 기업인 쓰리빅스를 이끄는 박준형 대표를 만났을 때 그도 비슷한 표정이었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활용이 필수인 시대. 궁금해서 인터뷰를 하러 갔는데, 기업들이 왜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는지 오히려 궁금하다는 그를 24일 서울 문정동 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강지…아니, 클라우드가 제일 좋더라”

박준형 대표는 부산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바이오인포매틱스 생물정보전문가다. 국립축산과학원을 거쳐 인실리코젠 본부장,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이사를 거쳐 2018년 쓰리빅스를 창업했다. 쓰리빅스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꼽히는 방갈로르에 자회사를 마련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적극 겨냥하고 있는 유망 바이오 회사다.

현재 바이오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정제해 신약개발 등에 나서고 있으며 경희대학교 글로벌 의약품소재개발 연구센터,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은 물론 다국적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바이오 빅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건강한 삶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솔루션을 마련하는 것이 쓰리빅스의 목표다. 특히 유전자 정보의 새로운 매커니즘을 파악해 유전정보 해석을 통한 선제적인 의학활동에 나서는 작업도 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에게 물었다. 강력한 보안이 필요하면서 고도화된 전문성이 필요한 바이오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업에게 가장 핵심적인 파트너는 누구냐고. 박 대표는 다양한 파트너를 거론하면서도 핵심 파트너로 “클라우드”라고 단언했다.

다만 박 대표 입장에서는 용기가 필요한 일었다.

박 대표는 “바이오 기업들이 운용하는 빅데이터는 인간의 생체정보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매우 강력한 보안이 필요하며 또 민감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잘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보안 위협이 크고 데이터가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무엇보다 바이오 빅데이터의 경우 ‘반드시 내가 소유해야 한다’는 강박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회사를 창업하기 전 다녔던 곳에서도 대부분 서버를 활용한 이유다. 박 대표는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칫솔은 나눠써도 내 데이터는 나눠쓸 수 없다’는 농담까지 있을 정도”라며 “빅데이터를 다루는 기업들은 강박적으로 클라우드 운용 자체를 고려하지 않을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박 대표가 쓰리빅스를 창업하며 과감하게 클라우드를 채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실용성에 주목했다.

그는 “클라우드를 활용할 경우 기업 내 모든 네트워크가 완벽한 속도와 처리능력을 자랑하게 되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업무 자체를 유연하게 할 수 있다. 쓸데없는 자원 낭비도 없이 말 그대로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바탕이 되어준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링 작업 당시의 일을 들려줬다.

그는 “구글의 인공지능을 설계한 딥마인드가 알파폴드라는 단백질 구조 예측 프로그램을 공개해 엄청난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이후 워싱턴대학교에서 로제타 폴드를 공개해 알파폴드를 압도한 후 이를 오픈소스로 풀었고, 딥마인드도 알파폴드2를 재차 가동하며 이를 오픈소스로 제공하는 등 업계가 들썩였다”고 소개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를 활용한 박 대표의 경험이다. 박 대표는 “서버 기반 네트워크라면 이 오픈소스들을 다운받아 직접 활용하는 것에는 막대한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쓰리빅스는 단 2일만에 오픈소스를 다운받아 우리가 가진 모델과 비교해 연구개발 측면서 높은 성과를 거뒀다. 클라우드를 활용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여담이지만 당시 쓰리빅스가 보유한 모델은 외국의 모델과 비교해 비슷한 성능을 자랑해 업계의 큰 호평을 받았다. 박 대표는 “쓰리빅스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클라우드 기반의 인프라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의 강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박 대표는 “바이오 빅데이터를 운영하면서 단 한 번도 보안 위협을 경험하지 않았고 매우 간단하게 디지털 인프라를 통한 협업 체계가 구축되었다”면서 “막대한 서버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합리적인 가격에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빅데이터 기반의 사업을 한다면 클라우드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마 활용하지 않는 기업들은 ‘무지’해서 그럴 것”이라며 “IT 인력난이 심하지 않은가. 특히 중견기업의 경우 서버 관리 인력 등 IT 인력을 채용해 유지하기도 어려운데, 클라우드면 모든 고민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AWS, 선택의 이유는?

쓰리빅스는 글로벌 클라우드 1위 AWS(아마존웹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 때 국내 클라우드도 활용했지만, 인도 자회사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가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도 AWS의 정책이 상당히 유연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빅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외부와의 협업 등 불확실성이 높은 업무에서 특히 AWS의 강점이 상당하다”고 말하며 “쓰리빅스는 IT 회사가 아니라 바이오 빅데이터 회사다. 그리고 AWS는 쓰리빅스가 바이오 빅데이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완벽한 IT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AWS는 퍼블릭 및 프라이빗 데이터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도 제공한다”면서 “AWS가 기업의 DT를 끌어내는 최적화된 클라우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쓰리빅스의 미래

박 대표는 클라우드를 통해 지출 절감, 유연한 업무, 글로벌 정책의 매끄러움, 강력한 DT를 동시에 끌어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 박 대표의 비전이다. 그는 “바이오 업계의 카카오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AWS의 IT 지원을 바탕으로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통한 생태계 전략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s://www.econov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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